취향 3

라라랜드 (La La land)

한 영화를 여러 번 보는 스타일은 정말 아니다. 하지만 라라랜드는 적어도 세 번 이상은 봤던 것 같다. 처음 개봉했을 땐 갓 20살이 끝나가는 시점이어서 내용에 완전한 공감은 하지 못하였지만 이상하게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정확히 기억나는 건 처음 봤던 당시에도 나는 이 영화가 마냥 인물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야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미아와 세바스찬의 사랑의 끝이 결혼이라는 상투적인 결말이었다면 여운이 남진 않았을 거다. 사랑보단 꿈, 관계보단 개인에 집중하게 되는 매력적인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 시간이 지나 이동진 평론가님의 영화평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본 라라랜드는 또 새로웠다.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은 각자의 홀로서기를 돕는 사랑이고, 어느 지점을 넘어서면 둘보다 하나인 게 자..

영화의 취향 (프롤로그)

취향을 이야기할 때 영화는 빠질 수 없다. 종종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열거하면 누군가는 '로맨틱' 영화를 좋아하는구나, '드라마' 장르만 보는구나, 하고 뭉뚱그려 표현하곤 한다. 그리고는 영화의 예술성을 잘 모르는 대중적인 사람으로 단정 짓는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대중성과 예술성은 무엇이고, 어떤 기준으로 나누어지는 걸까? 나아가 취향에 있어 다수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르를 선호하면 자기만의 취향이 뚜렷이 없는 사람이 되는 걸까? 하지만 같은 영화를 봐도 사람에 따라 꽂히는 장면, 느끼는 바, 깨달은 점은 무수히 다양하다. 고로 단순히 영화 취향을 '로맨틱', '스릴러' 등으로 국한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우리가 처음 만난 사람과 쉽게 이야기 물꼬를 틀 수 있는 주제 중 단연 편한 건 영화 이야기다...

커피와 술 (프롤로그)

한 나라의 경제 수준이 어느 정도 도달하면 사람들이 커피를 즐긴다. 그리고 조금 더 높아지면 와인을 마신다고 한다. 이에 따른 정확한 근거 사례를 보고 싶었지만, 찾지 못했다. 어쨌든 최근 들어 와인 바가 많아지는 것을 보니 사회적 근거는 없어도 체감상, 느낌상은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분위기'는 공간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어쩔땐 공간이 주는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카페와 와인바 혹은 칵테일 펍을 찾아가는 것 같다. 더 이상 커피와 술은 마실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문화를 '향유'하는 매체물이 된 듯하다. 소비를 위한 방문이 아닌 낭만을 느끼기 위한 공간을 찾고 싶다. 그리고 커피와 술에 있어 나만의 취향을 가지고 싶다.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즐기는지 아는 사람은 매력적이다. 커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