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을 위해/전시

초현실주의 거장들 :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 뵈닝언 박물관 걸작전

글몽인 2022. 4. 20. 18:49

* 지극히 주관적인 전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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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민음사 '밀란 쿤데라' 전집을 읽으면서 표지에 있는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들이 계속 눈길을 끌었다. 결국 전시 마감 직전에 예술의 전당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시를 보러 갔다. 

전시를 보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 읽었던 밀란 쿤데라 [불멸]에서 살바도르 달리와 갈라를 언급하는 부분이 나와 기회 될 때 전시를 봐라는 징조라고 의미 부여하며 보러 갔다.

민음사 출판사 책소개에 따르면 실제로 쿤데라와 마그리트 사이에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다고 한다.

마그리트 작품의 신비한 분위기,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색채, 고정관념을 깨는 소재와 구조, 발상의 전환, 그 속에 숨은 유머와 은유가 쿤데라의 작품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이제껏 한국 문학 시장에 서 볼 수 없었던 아름답고 품격 있는 문학 전집이 탄생되었다. 
이로써 독자들은 쿤데라의 작품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힘을 얻어 새롭게 태어나는 마그리트의 작품까지 함께 소장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책 소개 중

 

모든 전시에 사진 촬영불가라 사진은 없다.

기념품 가게 컷

전시는 6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1. 초현실주의 혁명 : '초현실주의는 문학과 시에서 시작되었지만, 빠르게 회화, 조각, 영화, 사진, 공연, 디자인으로 확산되었다.'

2. 다다와 초현실주의 : 초현실주의는 '다다(DADA)'의 여파로 나타났다. 다다주의 예술가는 '찾아낸 일상용품'을 이용하여 예술작품을 만들어 아름다움, 이성, 질서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을 뒤흔들었다.

3. 꿈꾸는 사유 : 초현실주의자들은 꿈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들은 꿈이 길들여지지 않은 생각을 활용하기 위한 도구라고 믿었다. 예술가들은 그들의 작품에서 환상적이고, 종종 악몽 같은 세계도 그렸다.

4. 우연과 비합리성 : 초현실주의자들은 무의식으로 가는 길을 열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했다. '자동기술법(오토마티즘)'은 이성, 도덕성, 미학으로부터 자유로운 무의식적 사고의 표현을 의미한다. 

5. 욕망 : 초현실주의자들에게 사랑과 욕망은 매우 중요한 주제였다. 예술가, 작가, 디자이너들은 사회의 구조와 성에 대해 얌전한 체하는 인식을 허물었다. 

6. 기묘한 낯익음 : 초현실주의자들은 우연한 만남에서 가능성의 세계를 보았다. 발견된 일상용품을 이용하여 예술가들은 익숙한 이미지와 사물들을 놀라운 방법으로 모아 묘하고 신비롭게 만들었다. 


현실을 뛰어넘는 초현실(surreal)을 추구한 초현실주의자들은 정신분석학에서 영향을 받은 무의식(unconsciousness)을 표현하려고 한다.

정형화된 표준이 없는 초현실주의 예술은 모든 작품이 신선했고 종종 충격을 안겨주는 작품들도 있었다.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전이 왜 그렇게 인기를 끌었는지 이해가 될 정도로 많은 예술가들 사이에서도 달리의 작품의 존재감이 컸다. 특히 [서랍이 있는 밀로의 비너스]나 [비너스의 이비인후과적 머리]가 재밌었고 가까이서 한 번, 멀리서 한 번, 여러 각도로 보게 만들었던 [위대한 편집증]과 [아프리카의 인상]도 오랜 시간 작품을 감상하게 했다.

충격적인 작품은 단연 욕망 섹션에 전시되어 있던 한스 벨머의 [인형] 작품들이었다.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고 속을 매스껍게 만드는 그림들이 많았다. 오디오 가이드에 의하면 한스 벨머의 불우했던 가정환경과 히틀러에 압력을 받았던 시대 현실이 반영된 작품들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적 요소를 기이한 인형으로 여성을 향한 폭력을 연상케 한 것은 설득력 있지 않았다. 

익숙한 작품들이었던 르네 마그리트의 [삽화가 된 젊음] [자유의 문턱에서] [금지된 재현] 등도 실제로 보니 더 반가웠다.


전체적인 전시 기획은 넓은 공간을 잘 활용한 것 같아 작품을 관람하는데 편리하였다.

사람이 없는 평일 시간대를 이용해서 여유롭게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다만, 작품 별로 이름 외에 다른 설명이 있지 않아 오디오 가이드의 설명이 없는 작품들은 이해가 조금 어려웠던 점이 아쉬웠다. 

다른 전시와 달리 초현실주의 그림들은 표면적으로 보는 것과 그림의 의미와 시대 배경을 알고 보는 것에서 재미의 차이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