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불륜 미화라는 느낌을 받아 이 영화에 평점 1점을 주었다.
나는 4.5점을 매겼다.
짧은 머리에 쨍한 원피스를 입은 마고는 정말 사랑스럽다.
매일 둘만의 장난으로 아침을 맞이하는 마고와 남편 루는 다정해 보인다.
하지만 어딘가 위태로워 보이고 깨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두려운 느낌을 두려워하는 마고는 매일 불안을 느끼고 남편의 눈치를 살핀다.
착하고 푸근한 루는 부부 관계에도, 본인의 일에도 열심히지만 마고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옆집에 사는 대니얼은 이 부부의 관계에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못해 지나친 자극적인 남자이다.
마고를 완전히 공감하지 못해도 마고의 시선으로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공감되는 순간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설렘, 흥분, 떨림이 필요한 그녀에게 대니얼이라는 새로움은
그녀의 남편인 루를 더 지루하고 권태롭고 무료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영화 속에 나오는 ‘놀이기구’는 짜릿한 느낌을 상징적으로 묘사해 준다. 그리고 놀이기구를 탈 동안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은
“Video killed the radio star”이다.
하지만 언제나 놀이기구는 끝이 난다. 그 흥분이 서서히 줄어들며 어색하게 놀이기구에서 내려야 한다.
“가끔 새로운 거에 혹해.
새것들은 반짝이니까”
“새것도 헌 게 된다우”
“맞아요. 새것도 바래요. 헌 것도 원래 새 거였죠.”
“살다보면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야.
그걸 미친놈처럼 일일이 다 메울 순 없어.”
새 것도 헌 것이 될 것을 알지만,
살다 보면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고 일일이 다 메울 수 없는 것도 알지만,
마고는 새것을 택한다.
그녀의 후회를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다.
그녀를 비난하며 끝나는 영화도 아니다.
마고가 느끼는 감정과 선택이 우리 모두에게 올 수 있고, 그 속에서 선택을 하는 것도 우리 몫이라는 것을 넌지시 알려준다.
어떤 선택을 해도 결국 내가 감당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인생은 당신에게 몇 번의 왈츠를 권할 것이다. 그 내민 손을 붙잡을지 결정하는 것은 당신의 몫.
사랑 혹은 외로움의 본질에 대한 섬세한 고찰.” - dahl 왓챠 코멘트 중
혼자 놀이기구를 타는 마고의 표정으로 마무리 되는 영화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연출, 연기, 색감, 분위기가 스토리를 더 극대화시키고
메타포를 찾으며 볼 수 있는 재미를 준다.
마고와 루가 창을 통해 소통하는 장면, 수영장 샤워실에서 안타까운 눈빛을 보내는 나이 많은 여성들, 결혼기념일 장면 등
인상 깊은 장면들이 많아 다시 한번 보고 싶게 만든 영화였다.
현실적이고 그래서 위안이 되는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원제가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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