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을 위해/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글몽인 2022. 5. 14. 22:05


친구는 불륜 미화라는 느낌을 받아 이 영화에 평점 1점을 주었다.
나는 4.5점을 매겼다.



짧은 머리에 쨍한 원피스를 입은 마고는 정말 사랑스럽다.
매일 둘만의 장난으로 아침을 맞이하는 마고와 남편 루는 다정해 보인다.
하지만 어딘가 위태로워 보이고 깨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두려운 느낌을 두려워하는 마고는 매일 불안을 느끼고 남편의 눈치를 살핀다.
착하고 푸근한 루는 부부 관계에도, 본인의 일에도 열심히지만 마고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옆집에 사는 대니얼은 이 부부의 관계에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못해 지나친 자극적인 남자이다.


출처 : 네이버 영화

마고를 완전히 공감하지 못해도 마고의 시선으로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공감되는 순간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설렘, 흥분, 떨림이 필요한 그녀에게 대니얼이라는 새로움은
그녀의 남편인 루를 더 지루하고 권태롭고 무료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영화 속에 나오는 ‘놀이기구’는 짜릿한 느낌을 상징적으로 묘사해 준다. 그리고 놀이기구를 탈 동안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은
“Video killed the radio star”이다.


출처 : 네이버 영화

하지만 언제나 놀이기구는 끝이 난다. 그 흥분이 서서히 줄어들며 어색하게 놀이기구에서 내려야 한다.

“가끔 새로운 거에 혹해.
새것들은 반짝이니까”

“새것도 헌 게 된다우”

“맞아요. 새것도 바래요. 헌 것도 원래 새 거였죠.”
“살다보면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야.
그걸 미친놈처럼 일일이 다 메울 순 없어.”

새 것도 헌 것이 될 것을 알지만,
살다 보면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고 일일이 다 메울 수 없는 것도 알지만,
마고는 새것을 택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그녀의 후회를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다.
그녀를 비난하며 끝나는 영화도 아니다.

마고가 느끼는 감정과 선택이 우리 모두에게 올 수 있고, 그 속에서 선택을 하는 것도 우리 몫이라는 것을 넌지시 알려준다.
어떤 선택을 해도 결국 내가 감당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인생은 당신에게 몇 번의 왈츠를 권할 것이다. 그 내민 손을 붙잡을지 결정하는 것은 당신의 몫.
사랑 혹은 외로움의 본질에 대한 섬세한 고찰.” - dahl 왓챠 코멘트 중

출처 : 네이버 영화

혼자 놀이기구를 타는 마고의 표정으로 마무리 되는 영화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연출, 연기, 색감, 분위기가 스토리를 더 극대화시키고
메타포를 찾으며 볼 수 있는 재미를 준다.

마고와 루가 창을 통해 소통하는 장면, 수영장 샤워실에서 안타까운 눈빛을 보내는 나이 많은 여성들, 결혼기념일 장면 등
인상 깊은 장면들이 많아 다시 한번 보고 싶게 만든 영화였다.

현실적이고 그래서 위안이 되는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원제가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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