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공간을 정리하다 보니 새삼 '따뜻한' 분위기가 나는 곳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아! 이게 내 취향이구나를 느끼고 있다. 언제부터 나만의 카페 취향이 생겼지를 회상하다 보니 광주 전남대 앞의 '훼이보릿 커피'가 생각났다.
2018년, 20대 초반만 해도 나는 돈을 쓸 줄 모르는 학생이었다. 공부는 도서관, 음료는 물로 카페는 친구들을 만날 때만 잠깐 가는 그런 곳이었다.
처음으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행복한 거구 나를 느낀 공간이 바로 훼이보릿 카페였다. 처음엔 스콘이 맛있어서 친구랑 들리다가, 과제를 하러 가다가, 나중엔 일정이 없을 때면 책과 일기장을 들고 혼자 가기 시작했다.
연고 없는 곳에서 4개월간 사는 동안 훼이보릿 카페는 나의 방이었고 나의 안식처였다. 조용히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지불하는 커피와 디저트 값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이 카페를 안 가면 돈은 아낄지 몰라도 우울하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너무 애정 하는 공간이 되었다. 사실 학교 앞이라 가격도 저렴해 더 부담 없이 방문했다.
2018년 광주, 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바로 이 공간이다. 외롭고 추웠던 그 시절에 유일하게 기댈 수 있었던 만큼 떠올리기만 해도 너무 따뜻해진다.
2020년에 이 곳을 다시 가기 위해 광주로 떠났다.
여전히 따뜻하고 아늑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고유의 분위기는 여전히 유지되어 있었다. 또 두 해가 바뀌었다. 나에게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 그 이상을 선물했던 훼이보릿 카페가 있어 그 시절을 잘 견딜 수 있었다.
2022년에 다시 한번 방문할 수 있길 바라며,
(개인 애정이 듬뿍 들어가 사진이 많지만 사실 못 올린 사진이 더 있을 만큼 1주일에 2번 이상은 방문했던 곳.)
훼이보릿 커피
평일 : 오전 11시 ~ 오후 9시
주말 : 오후 12시 ~ 오후 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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