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을 위해/강연

[두산인문극장] 대한민국 능력주의의 뿌리_김호

글몽인 2022. 4. 12. 10:52

* 본 강연 리뷰는 교수님의 강연 자료 및 요약 페이퍼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기록하였습니다.

'대한민국 능력주의의 뿌리' 강연을 해주신 김호 교수님은 역사학자이자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교수님이시다. 

조선 의료사 연구와 더불어 조선사회의 범죄와 그에 따른 처벌 등에 관심을 갖고 통치의 제도화, 정치의 윤리 등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조선 후기에 신분제 사회에서 능력주의 사회로 전환하는 지점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하고 있다.  

-강연자 소개글 중

강연 제목만 봤을 때는 대한민국의 잘못된 능력주의의 뿌리를 알아보고 뿌리를 제거하자,는 내용으로 진행될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정말 제목 그대로 대한민국의 능력주의는 어디서부터 왔을까에 대한 내용이었다.

지금이야 능력주의의 어두우면과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시대에 도래했지, 세습문화인 신분제 사회에 살던 시대에 능력주의의 등장은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는 유일한 공정한 제도였다.

옛날 조선시대에 신분제사회의 폐단을 일찍부터 인식하고 이를 바꾸려고 노력했던 사람이 바로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었다.

정약용은 조선후기 쇠퇴야말로 공평한 업적 평가에 따른 운영이 결여되어 능력도 없는 이들이 부와 귀를 세습하기 때문에 점차 공정사회에 멀어지고 있다고 보았다. 한마디로 '요순시대'의 이상을 회복하려면 능력과 업적을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다산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역사적 고증'을 시도했다.
이른바 다산의 평생 학문은 능력주의 사회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말한 능력주의는 결과주의 (결과가 모든 것을 정당화한다) 와는 다르고 특히 수단과 방법을 가르지 않고 목적에 도달하려는 태도가 아니다. 

유교에서 말하는 군자의 덕성(구덕)의 수양을 전재한 능력주의였다.

다산은 능력에 따른 '부와 귀의 공정한 분배'야말로 조선 후기 개혁의 핵심 과제이고 공동체가 공생하는 방법 또한 오직 '능력과 노력에 따른 부와 귀'의 분배에 달려 있다고 연신 주장하였다.

지인은 곧 좋은 관료들의 선발로 이루어지고, 이들은 철저하게 능력 위주의 평가 시스템으로 관리하면, 안민의 효과가 나타난다고 이야기하면 지인은 귀의 분배로 안민은 부의 분배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었다.

또한 열심히 일한 자, 그 결과 공적이 많은 자는 당연히 상응하는 보상이 뒤따라야 하며 그래야 더욱 힘을 내어 일할 것이다. 이것이 다산의 '공정한 보상'이요 '공평한 사회'였다.


다산은 태생적인 사회적 지위와 자원의 세습을 반대하는 '올바른 능력주의'를 주장했다. 

우린는 능력주의야말로 공평하다는 이 '오래된 현실'을 어떻게 평가하고 관리해야 할 것인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진보적인 유교'의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발제문 마지막 문장 중

지금 우리 사회의 모순된 능력주의를 비판하는 입장에서 능력주의가 공정하다고 인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신분사회였던 조선시대 후기에 '능력주의'라는 사고를 펼친 다산 선생님의 통찰력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더 나아가 자신의 입장을 현실에 적용시킬 수 있도록 호적을 만들고 목민심서와 여전법까지 만들어 개혁을 했던 업적에 존경을 표한다.   

한 번도 대한민국의 능력주의의 뿌리가 어디일지는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강연을 통해 조선 후기에서 능력주의의 시작을 발견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