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 저녁 7시 30분, 땡스북스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북토크에 참여했다.
박참새 작가님의 첫 대담집 <출발선 뒤의 초조함> 북토크는 인터뷰이로 대담을 나누었던 사적인 서점 대표, 정지혜 작가님도 함께 진행하는 행사라 더 기대가 되었다.
주로 방구석 독자로 활동하는 나에게 이번 행사는 사실상 처음 가보는 북토크였다.
서울에 올라온지도 얼마 안 되었고 이제 막 어디서 어떤 행사가 열리고, 서울의 동네 서점들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엿보기 시작한 어리버리 독자이기 때문이다.
땡스북스에 가기 전에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한 아늑함을 선사해주는 종이잡지클럽에서 박참새 작가님의 어라운드 인터뷰를 먼저 읽었다.
책으로 한 번, 팟캐스트로 한 번, 인스타로 한 번...어느 정도 친밀감을 쌓아두었지만, 실제로 대면하는 것은 조금 긴장되어 잡지 인터뷰를 읽고 나서야 준비가 완료됨을 느끼고 행사로 출발했다.
북토크는 크게 세 가지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1부 : 참새가 지혜에게
2부 : 지혜가 참새에게
3부 : Q&A 시간
좁은 공간에서 적은 인원이 함께하는 북토크라 그런가 마이크 없이 작가님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고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 잔뜩 굳었던 긴장이 풀리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참새 작가님의 초조함과 지혜 작가님의 차분함이 묘하게 어우러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특히 지혜님이 인터뷰를 응하게끔 만들었던 참새님의 메일 센스가 인상 깊었다.
배려(질린 질문 / 대답하기 싫은 질문에 관한 물음)와 당부(쌍방 유대를 위한 자기 소개)가 담긴 메일을 받고 지혜님은 '자기 색을 가지며 손을 내미는 이 사람과 일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 참새님과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참새님은 4명의 인터뷰이를 선정한 이유가 매우 뚜렷했다고 한다.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방법으로 진정성 있게 설득하신 과정이 <출발선 뒤의 초조함>이라는 흥미로운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았을까 느꼈다.
참새님이 네 분을 인터뷰를 하고 깨달은 것이 있다면 바로 "아~ 역시 답이 없구나."
이는 지혜님이 오랫동안 일을 하며 느낀 "어디에도 유토피아는 없구나."와 같은 맥락이었고 내가 늘 하는 생각과도 맞닿아 있었다.
책에서 느껴졌던 가장 큰 특징은 참새님의 '진솔함'이었다. 갖가지 멋있는 언어로 있어보이는 표현법이 아닌 자신의 가장 큰 '초조함'을 라이브하게 전하는 말들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
북토크에서도 이 매력이 느껴졌다. 참새님은 "나는 내가 얼마나 무능하고 약한지 잘 알고 이를 잘 말한다."라고 하시고 행사 끝에는 허연 시인님의 "독자가 없다면 나 허연은 아무것도 아니다." 말씀을 전하면서 눈물을 보이셨다.
만약 <출발 선 위의 초조함> 북토크에서
"우리 모두 할 수 있다! 세상아 기다려라~"식의 몰아붙이는 위로를 선사했다면 과연 잘 맞는 행사였을까 싶다.
정말로 불안하고 초조한 사람들이 모여 너도 나도 가진 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도 느낄 수 있게 공유할 수 있어서 뜻깊은 북토크였다.
이러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참새님이 가장 먼저 자신의 초조함을 있는 그대로 내비쳐 주어서 용기가 생겼다.
'다 잘 될 거야!'라는 용기가 아닌 '초조한 거 당연한 거야'라는 용기.
사실 난 친구들 앞에서만 활발하고 모르는 이들 앞에선 수줍음 끝판왕인 두 가지 자아를 번갈아 끼우는 사람으로서 사인을 받지 말까도 고민했다.
너무 수줍었기 때문...!
그래도 용기.. 용기.. 용기...!!! 하며 받았고 참새님이 꼭 안아주셔서 조금 놀랬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렇게 따뜻한 포옹을 받아본 건 아마 처음인 듯하다.
포옹 용기를 가득 받고
지혜님께도 사인받기를 성공하고 홀가분하게 자리를 떠났다.
지혜 작가님께서 하셨던 말씀처럼 어렵더라도 '불안'을 '기대'로 바꾸어서 생각해 봐야겠다.
한 달 뒤에 나는 뭐 하고 있을까?!
일 년 뒤에는?
20살의 내가 20대 중반을 넘고 있는 지금의 나를 본다면 꽤나 뿌듯해할 것이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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