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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뮤지컬

*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친한 친구가 뮤지컬 음악을 전공해서 ‘빨래’에 대해서는 많이 들었었다. 특히 친구의 존경하는 선생님이 만드신 작품이기에 언젠가는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대학로 극장에서 ‘빨래’ 공연을 계속하는지는 몰랐었는데 기회가 닿아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관람했다. 1층 4열을 예매했는데 1열~3열이 없다는 것을 현장에서 알았고 4열이 곧 첫 줄이 되었다. 뮤지컬을 첫 줄에서 보게 되어 목이 많이 아팠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움직임을 제일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빨래는 한국 창작 뮤지컬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서울 소시민들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점을 인정받아 제11회 한국 뮤지컬 대상 작사상 및 극본상,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 작사, 작곡..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친구는 불륜 미화라는 느낌을 받아 이 영화에 평점 1점을 주었다. 나는 4.5점을 매겼다. 짧은 머리에 쨍한 원피스를 입은 마고는 정말 사랑스럽다. 매일 둘만의 장난으로 아침을 맞이하는 마고와 남편 루는 다정해 보인다. 하지만 어딘가 위태로워 보이고 깨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두려운 느낌을 두려워하는 마고는 매일 불안을 느끼고 남편의 눈치를 살핀다. 착하고 푸근한 루는 부부 관계에도, 본인의 일에도 열심히지만 마고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옆집에 사는 대니얼은 이 부부의 관계에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못해 지나친 자극적인 남자이다. 마고를 완전히 공감하지 못해도 마고의 시선으로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공감되는 순간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설렘, 흥분, 떨림이 필요한 그녀에게 대니얼이라는 새로움은 그녀의 남..

[다정소감] 북토크 _땡스북스

어느새 5월도 중순이 되어가고 있는 5월 10일, 김혼비 작가님의 북토크에 다녀왔다. 합정에서 집까지 약 한 시간이 걸리는 덕에 생생하고 따끈한 후기를 바로 적을 수 있다. 김혼비 작가님은 나름 오랫동안 알고 있었던 이름이었으나 책을 읽어 보지는 않았었다. ‘언젠간 읽게 될 책’이라고 생각만 하다 땡스북스에서 올라온 작가님의 북토크 포스팅을 보고 벼락치기하듯 3권의 에세이를 읽었다.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축구 - 아무튼 술 - 다정소감 공통적으로 유쾌한데 깊이 있고, 재밌는데 무게감 있는 느낌을 주어 글맛 있는 책들이었다. 북토크의 짧은 감상평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재밌었다”이다. 사회를 맡으신 서효인 편집장님과 김혼비 작가님은 오랜 작업 파트너답게 쿵짝이 잘 맞았다. 두 분이서 만담 하는 듯한 진행과..

[2022 심야책방] 책보라 _ 가가77페이지

이전 [종이잡지클럽] 오프라인 모임에서 [가가77페이지]를 알게 된 후 인스타를 팔로우하고 방문을 해봤었다. 진열된 책 중 독립출판 책이 70%에 해당하는 매력 있는 서점이었다. 가가77페이지 인스타그램에 2022 심야책방 프로그램으로 (책보라_독립서점에서 책 읽기) 프로그램을 한다는 포스팅을 보고 신청을 했다. 지금처럼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독립서점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매거진 의 공동 편집장이신 구보라 작가님의 진행과 나를 포함한 3명의 참가자들이 함께 한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편안한 소파에 앉아서 내가 들고 온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책을 읽었다. 일 년 간 해오던 ‘북끄럽’ 독서모임의 이번 발제자가 내가 되어 이 책을 선정했었다. 공교롭게 서점에서 하는..

초현실주의 거장들 :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 뵈닝언 박물관 걸작전

* 지극히 주관적인 전시 리뷰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민음사 '밀란 쿤데라' 전집을 읽으면서 표지에 있는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들이 계속 눈길을 끌었다. 결국 전시 마감 직전에 예술의 전당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시를 보러 갔다. 전시를 보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 읽었던 밀란 쿤데라 [불멸]에서 살바도르 달리와 갈라를 언급하는 부분이 나와 기회 될 때 전시를 봐라는 징조라고 의미 부여하며 보러 갔다. 민음사 출판사 책소개에 따르면 실제로 쿤데라와 마그리트 사이에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다고 한다. 마그리트 작품의 신비한 분위기,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색채, 고정관념을 깨는 소재와 구조, 발상의 전환, 그 속에 숨은 유머와 은유가 쿤데라의 작품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이제껏 한국 문학 시장에 서 볼..

[출발선 뒤의 초조함] 북토크 _ 땡스북스

4월 19일 저녁 7시 30분, 땡스북스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북토크에 참여했다. 박참새 작가님의 첫 대담집 북토크는 인터뷰이로 대담을 나누었던 사적인 서점 대표, 정지혜 작가님도 함께 진행하는 행사라 더 기대가 되었다. 주로 방구석 독자로 활동하는 나에게 이번 행사는 사실상 처음 가보는 북토크였다. 서울에 올라온지도 얼마 안 되었고 이제 막 어디서 어떤 행사가 열리고, 서울의 동네 서점들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엿보기 시작한 어리버리 독자이기 때문이다. 땡스북스에 가기 전에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한 아늑함을 선사해주는 종이잡지클럽에서 박참새 작가님의 어라운드 인터뷰를 먼저 읽었다. 책으로 한 번, 팟캐스트로 한 번, 인스타로 한 번...어느 정도 친밀감을 쌓아두었지만, 실제로 대면하는 것은 조금 ..

[두산인문극장] 공정의 역습 - 우리 시대 청년들의 '공정'_천관율

* 본 강연 리뷰는 교수님의 강연 자료 및 요약 페이퍼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기록하였습니다. 세 번째 강연의 주제는 이었다. 강연자는 기자이신 천관율 에디터님이셨다. 본인을 '장사꾼'이라고 하며 깊은 연구를 하는 다른 강연자 님들과 달리 자신은 이들의 깊은 작업물을 모아서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본격적인 강연의 도입은 '일베 사이트'에 대한 연구 자료로 시작했다. 일베 사이트 유저들이 가지는 반사회성이 어떻게 이들의 자부심 원천이 되었는가에 대한 고찰에서 우리는 '무임승차 응징'이라는 도덕 감정을 주목했다. * 유의할 점은 일베 유저들이 우리 세대의 대표자가 아닌 잘못된 공정 감각(공정의 역습)에서 나오는 뿌리 중 하나라는 것 무임승차를 방치하면 공동체를 위해 협력하는 사람이 줄어들어 사회 구조가 ..

<지킬 앤 하이드> 뮤지컬

* 지극히 주관적은 리뷰입니다. 친구가 예대를 다녀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지킬 앤 하이드 뮤지컬 볼 사람? 그냥 저요 ! 하고 보러 가서 그 어떤 기대도 배경지식도 없이 보러 갔다. 샤롯데씨어터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고 특히 마니아층이 많이 보였다. 공연장 안에서는 어떤 사진도 금지였기에 촬영한 건 없었지만 직관으로 공연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2층이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 갔는데 생각보다 시야도 좋았고 무대가 잘 보였다. 내가 본 공연은 전동석 / 선민 / 최수진 캐스팅이었다. 우선 이렇게 큰 무대에 제대로 된 뮤지컬은 중학교 때 맘마미아 이후로 처음이었다. 큰 무대를 성량과 호흡으로 장악해 버리는 배우들의 기운에 정말 놀랬다. 특히 지킬과 하이드 역인 전동석 배우는 노래도 노래지만 ..

AROUNDㅣvolume 81. Take Breath 취미 생활

* 잡지에서 좋았던 말과 글을 옮겨 적었습니다. 이도 '무단 전재와 무단 복제'로 해당된다면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감성, 깊이, 그리고 재미까지 다 잡은 잡지 중 하나가 'Around 어라운드' 매거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발행하는 이 라이프 스타일 종이 잡지가 지금 시대에 하나의 희망 같아 보인다. 취미생활을 다룬 81호를 구입해서 읽어 보았다. 다양한 콘텐츠와 재밌는 글이 많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목적 없이 순수하게 마음을 다해 좋아하는 일이 있나?" 이 물음에 바로 답을 한다면 당신은 이미 여가를 잘 보내고 있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매일 출근하고 퇴근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생존을 위한 일이 아닌, 스스로 좋아서 꾸준히 하는 일을 우리는 취미라 부른다. (...)..

[두산인문극장] 대한민국 능력주의의 뿌리_김호

* 본 강연 리뷰는 교수님의 강연 자료 및 요약 페이퍼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기록하였습니다. '대한민국 능력주의의 뿌리' 강연을 해주신 김호 교수님은 역사학자이자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교수님이시다. 조선 의료사 연구와 더불어 조선사회의 범죄와 그에 따른 처벌 등에 관심을 갖고 통치의 제도화, 정치의 윤리 등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조선 후기에 신분제 사회에서 능력주의 사회로 전환하는 지점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하고 있다. -강연자 소개글 중 강연 제목만 봤을 때는 대한민국의 잘못된 능력주의의 뿌리를 알아보고 뿌리를 제거하자,는 내용으로 진행될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정말 제목 그대로 대한민국의 능력주의는 어디서부터 왔을까에 대한 내용이었다. 지금이야 능력주의의 어두우면과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시대..